- 평점
- 5.9 (2019.12.11 개봉)
- 감독
- 제이크 캐스단
- 출연
- 드웨인 존슨, 잭 블랙, 케빈 하트, 카렌 길런, 닉 조나스, 아콰피나, 대니 드비토, 대니 글로버, 알렉스 울프, 서더라이스 블레인, 매디슨 아이즈먼, 모건 터너, 콜린 행크스, 라이스 다비
내 별점 : ☆
자신이 너무 시간과 인생을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 영화를 한 번 봐주세요.
생각보다 열심히 살고 있었구나를 깨달으며 자존감이 올라가는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말도 안 되는 걸 추천하다니
뜬금없지만 아이리쉬인 내 약혼자는 케이팝을 좋아한다. 에프엑스 레드라이트 이후로 현생에 치여서 제대로 된 덕질을 해본 적도 없고 더이상 덕질할 일이 없을 줄 알았던 나에게 최신 유행곡들을 들려주면서 요즘 취향에 눈뜨게 해준 적이 있기 때문에 영화에 관해서도 막연히 좋은 취향을 가지고 있겠거니 싶었다. 사건은 아버님과 셋이 한가하게 휴일을 즐기고 있는 중에 벌어졌다.

넷플릭스 알고리즘의 배신
애인과 아버님,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서 TV로 넷플릭스를 돌려보고 있는 중이었다. 추천 작품에 쥬만지가 떠올랐고 1편과 2편을 괜찮게 본 데다가 평소에 애인의 취향이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알고리즘에 이 작품이 뜬 건 이유가 있겠지 싶었다. 그리고 그 믿음은 보기 좋게 배신당했다. 이 작품을 본 이후로는 넷플릭스에서 내가 좋아할 만한 작품이라고 추천해주는 건 거들떠보지 않고 무조건 트레일러나 요약본을 찾아보고 나서 볼 지 말지 결정하게 되었다.

괜찮은 컴퓨터 그래픽과 안 괜찮은 스토리텔링
처음에 주인공 일당들이 게임 속으로 빨려들 때까지만 해도 쥬만지1이나 2편의 스케일을 기대했고 그때처럼 나쁘지 않게 스토리를 봉합할 거라고 기대했다. 어릴 때 괜찮게 봐서 성인이 되고 나서도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될 때 한 번 본 적 있었는데 나쁘지 않았다. 2편 이후로는 본 적이 없으니 모르겠고 일단 내가 기억하고 있는 쥬만지와는 느낌이 달랐다. 1편과 2편은 어린 아이들이 휘말리면서 게임이 끝난 후에 어느 정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넥스트 레벨에서는 다 큰 성인들이 게임에 휘말려들어 지들끼리 즐기다가 끝난다. 성장 그런 건 없다. 컴퓨터 그래픽은 당연히 1편과 2편 이후 십 수 년이 지나 제작되었으니 눈에 띄게 향상되었지만 스토리는 오히려 퇴보한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사실 쥬만지 시리즈 자체가 게임에 휘말려들다가 벗어나는게 내용의 전부인 시리즈니 스토리라인이라고 할 건 없지만 최소한 1편과 2편은 개연성과 핍진성을 갖추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라는 것은 했는데, 넥스트 레벨은 그냥 그런 거 다 포기하고 와 우리가 게임에 들어왔어, 즐기자, 가 되어버린 느낌이라 관객 입장에서는 배신당한 기분이었다.

연기는 어색하지 않았지만
연기가 크게 어색하지는 않았지만 몰입도를 방해하는 장면들이 몇 있어서 가뜩이나 집중하기 힘든 상태에서 끝까지 보기 힘들었다. 가령, 세 번의 목숨이라는 걸 중요한 장치인 것마냥 설정해놓고 한 번의 실수로 인해 전원의 목숨이 한 번에 하나씩 사라진다거나 하는 장면들은 피로감만 쌓이게 만들었다. 배우들의 연기와 CG는 괜찮게 뽑은 거 같은데 스토리라고 할 것도 없는 주제게 심오한 스토리가 있는 것마냥 이야기를 끌고 나가려고 한 게 흡입력도 없고 재미도 감동도 없는 3류 영화가 만들어진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킬링타임용 영화라는 건 시간을 재밌게 죽일 수 있는 영화라는 뜻인데 이건 시간을 죽이는 게 아니라 관객을 죽이는 영화다. 다음 장면은 그래도 괜찮겠지, 그래픽은 나쁘지 않으니까 뭔가 흑막이 나오겠지 하면서 끝까지 봤지만 스토리는 끝까지 괜찮아지지 않았고 흑막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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