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5 윤희상, 「빵은 나다」 빵은 나다 빵으로 여자를 만들었다 빵으로 남자를 만들었다 빵으로 사랑을 만들고, 빵으로 나를 만들었다 빵에서 해가 뜨고, 빵에서 해가 진다 나는 빵이다 빵은 나다 빵은 무엇인가 해당 시는 윤회상 시인의 『고인돌과 함께 놀았다』 시집의 중반부쯤 수록된 시이다. 평이한 이미지나 읽기 쉬운 단어들로 분위기를 이어나가다가 이 시편에서 갑자기 분위기가 돌변한다. 윤회상 시인은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고, 등단시인이니 시작법에 대해 딴지를 걸릴 만큼 허술한 사람은 아닐 터이다. 사실 「빵은 나다」는 어떻게 보면 재미있는 시라고 할 수 있다. 문예창작과에서 시를 전공할 때 하지 말라고 하는 것들이 전부 이루어진 시라고나 할까. 같은 단어의 과한 반복, 한 단어에서 파생되어서 암호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빵이.. 2023. 2. 23.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