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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파괴의 완벽한 예술: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서평 김영하의 첫 장편소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는 출간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독자들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소설의 제목이 품고 있는 극단적인 메시지처럼, 이 작품은 생명과 존엄, 그리고 예술의 경계에 대한 가장 차갑고도 아름다운 탐구입니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도시의 익명성 속에 숨어 타인의 죽음을 돕는 한 남자를 통해 파괴라는 행위가 가질 수 있는 완벽함의 미학을 집요하게 추적합니다. 이야기는 냉정한 관찰자인 나 혹은 엠이라 불리는 인물의 시점으로 진행됩니다. 그는 일종의 자살 조력자로, 스스로 삶을 끝내고자 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도구를 제공하고 그들의 마지막 순간을 위한 배경을 연출하는 일종의 예술가입니다. 그의 고객들은 공통적으로 세상으로부터 단절되어 있으며, 자신의 삶에.. 2025. 10. 23.
이장욱, 『동물입니다 무엇일까요』, 현대문학, 2018 동물입니다 무엇일까요 ▲ 이 책에 대하여 문학을 잇고 문학을 조명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현대문학의 대표 한국 문학 시리즈인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두 번째 시집, 이장욱의 『동물입니다 무엇일까요』 개정판을 출간한다. 1994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이래 꾸준히 아무에게도 읽히지 않은 세계의 접힌 부분들을 펼쳐 읽으며 단정한 문장으로 낱낱의 세계를 건져 올리는 일을 계속해온 이장욱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이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더욱 세련된 특유의 감수성을 선보이며 인간의 내면과 세계의 실재를 서늘한 눈빛으로 꿰뚫어보는 신작 시 20편과 에세이 1편이 담겨 있다. 전통 서정시의 외형을 허물고 재래의 익숙한 서정과 정형화된 시의 문법을 비트는 파격이 색다른 시적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익숙한 .. 2023. 12. 13.
박상순, 『밤이, 밤이, 밤이』, 현대문학, 2018 밤이, 밤이, 밤이 박상순 시집 『밤이, 밤이, 밤이』 무선 시집과 작가들의 친필사인이 담긴 한정판 양장세트 별도 발매 아트 컬래버레이션, 핀 라이브 등 다양한 특색들 반년간마다 새롭게 출간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2018년 상반기를 책임질 『현대문학 핀 시리즈 VOL. Ⅰ』의 시인들은 박상순, 이장욱, 이기성, 김경후, 유계영, 양안다 6인이다. 한국 시단의 든든한 허리를 이루는 중견부터 이제 막 첫 시집을 펴내는 신인에 이르기까지, 독자들은 『현대문학 핀 시리즈 VOL. Ⅰ』을 통해 현재 한국의 시의 현주소를 살피고 그 방향성을 짐작해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지면을 한꺼번에 만나게 되는 셈이다. 시리즈의 첫머리를 장식하는 박상순 시집 『밤이, 밤이, 밤이』는 시인이 직접 작업한 이미지들이 활자와.. 2023. 12. 8.
심보선, 『내가 누군가를 죽여야 한다면』, 아침달, 2018 별점 : ★★☆ 한 편 단위로는 나쁘지 않으나 시집 한 권이 주는 만큼의 만족을 기대하기엔 분량이 부족하다. 예대 재학 중에 구매했지만 구매는 5년 전에 책이 출판되자 마자 했다. 그 당시의 나는 신해욱, 이수명 같은 미니멀리즘의 끝을 달리는 시인들을 좋아했다. 시는 어느 쪽으로든 극에 달하는 순간 이루어진다고 어디선가 또 쓸데없는 걸 배우고는 아 그렇구나, 그런데 또 심보선 시인의 시를 한 편 읽어보니 미니멀하게 쓰는 것 같구나 오해를 했다. 때마침 그 시기에 위트 앤 시니컬이라는 시집 전문 서점에서 낭독회를 위한 시집을 한정판매 하는 것처럼 판매를 해서 나도 또 지갑을 열었었다. 어디에 발표된 적 없거나 앞으로도 세상에 나오지 않을 시들을 엮어서 발표하는데 그걸 또 시집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일정 수.. 2023. 6. 6.